범신은 어째서 준호만 보면 급하게 올라오는 이 감정을 억누를 수 없는지 알 수 없었다. 또 다시 그는 속에서부터 올라오는 구토감을 느끼며 변기를 급하게 붙잡았다. 후두둑, 변기 속에 떨어진건 처참히 부서진 꽃잎들이었다. 얼핏보면 피로 착각할 정도로 붉디 붉었다.
이 꽃이 어떤 꽃이더라,예전에 자주 읽던 식물도감을 떠올렸다. 한페이지씩 머릿속에서 넘기며 생각하니 이꽃은 분명 고베니아였다. 꽃말은 짝사랑이었던가. 그래. 이 감정은 짝사랑이었다. 곱씹어 보다 극에 달한 감정은 결국 눈물로 게워져 나왔다. 상대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음에 눈물나는 모습이 안쓰러워지기 시작했다.
준호의 감정은 우정 그 이상으로 발전할리 없었다. 그리고 이 토악질은 아마 자신이 마음을 접지 않는 한 계속되겠지.

그것만은 분명했다.



'~2020 > 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ㅌㄴ회사썰(리퀘글)  (0) 2016.07.18
ㅌㅁ비오는날2  (0) 2016.07.18
ㅌㅁ비오는날1  (0) 2016.07.18
ㄱㅊ  (0) 2016.07.17

+ Recent posts